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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설계하다

욕망의 크기와 집의 크기

둔필승총(鈍筆勝聰) 2014. 5. 26. 22:31

우리는 늘 집이 크기를 키우며 산다. 20대에는 20평에 시작해도 30대에는 30평, 40대에는 40평에 살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는 사람도 많다. 얼마나 이렇게 사는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집은 37평이다. 얼마전까지 33평에 살다가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집이 넓어졌다. 정리되지 않던 아기 장난감과 책, 옷가지 등이

이제야 비로소 정리가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더 넓었으면 하는 곳은 많다. 주방도 좁고, 식당공간은 어정쩡하다. 주방 베란다는 세탁물과 분리수거로 늘 꽉차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필요로하는 공간은 40평 이상인가? 결론은 아니다. 우리는 부족한 공간만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안방. 제대로된 드레스룸만 있으면 침대만 있으면 된다. 가로/세로 4m 가까이되는 큰 방은 필요없다. 거실. 가장 목적이 불분명한 공간이다. 어마어마한 공간이 TV와 쇼파와의 거리 때문에 사용되고 있다. TV가 커지면서 국적없는 공간의 크기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우리집 방은 4개다. 그런데 정작 방은 2개만 쓰고 있다. 둘째가 엄마아빠와 같이 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방 하나에는 자꾸만 물건이 쌓여간다. 또 다른 방 하나는 손님 오실 때만 쓴다. 방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이다.

 

우리는 아파트라는 짜여진 공간에 살다보니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이 어느 정도 인지 모른다. 필요한 공간이 얼마인지 모른채, 욕망에 크기에 맞춰 집의 평수를 늘려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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