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집을 설계하다

시공사 선정 : 견적은 요지경

둔필승총(鈍筆勝聰) 2018. 4. 1. 10:41
견적을 받을 즈음이 집짓기 과정에서 가장 고민스럽고 우울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시험성적을 기다리는 학생 같은 기분이다. 견적 하나하나 열어볼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평단가라는 게 큰 의미는 없지만 대강의 평단가(500~600만원)에 따라 당초 정해놓은 예산이 있었다. 그런데 설계 과정에서 면적을 크게 초과하다보니 견적이 얼마나 나올까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타를 통해 하우스컬처, 맑은주택, 위드하임, 망치소리 이렇게 4개 업체에 견적을 의뢰했다. 그중 하우스컬처와 맑은주택은 개인적으로 따로 만났다. 모두 세종에서 집을 지었고 방문할 기회도 있었다. 들인 돈의 차이에 따라 마감의 차이는 있었지만 두집다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4개 업체로부터 받은 견적은 가격에서 형식까지 천차만별이었다. 하우스컬처와 망치소리처럼 엄청 꼼꼼하게 수십페이지의 견적을 가져오는 곳이 있었나 하면 맑은주택 처럼 도면만 보고 총액만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 가격도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이 20% 가량 차이가 났다.

나뿐만이 아니라 세종시의 유타설계의 다른 두집도 비슷했다고 한다. 견적이 제일 높은 곳과 낮은 곳이 1억 이상 벌어지도 했단다. 또 재미있는 것은 어떤집에서는 A업체가 B업체보다 더 높은 견적을 제시했는데 다른 집에서는 B업체가 A업체보다 더 높은 견적을 제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견적이 참 요지경이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해 유타와 상의하고 해당 시공사의 기존 건축주와도 연락을 해보았다. 특히 맑은주택은 상세 견적을 주지 않았고 견적도 다른 업체보다 저렴하다보니 추가 정보들이 필요했다. 견적 포함 부분과 포함되지 않는 부분도 확인해야 했다.

여러군데 견적을 받아 중간가격 업체를 선정하라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는 가장 낮게 견적을 준 맑은주택에 시공을 맡기기로 했다.

이미 예산을 많이 초과해서 자금의 여유도 없었지만 맑은주택에 대한 기존 건축주의 평가도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맑은주택 사장님도 젊은데다 솔직하고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있어 보여 좋았다. 유타건축도 맑은주택의 시공을 좋게 평가하고 있었다.

시공사를 결정했으니 이제는 맑은주택과 유타건축을 믿고 간다.

'집을 설계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축가와 설계하기  (0) 2018.03.30
집 크기에 대한 단상  (0) 2018.03.27
소망이 담긴 공간들  (0) 2018.03.25
설계의 과정  (0) 2018.03.25
소망이 더 중요하다  (0) 2018.03.2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